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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정은 인간관계의 종합 예술이다

  • 관리자
  • 2012-03-2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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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정은 인간관계의 종합 예술이다.


한국갈등해결센터 대표 김주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

 

 

갈등 조정은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상상력과 예술적 시각, 그리고 색채나 음률 등의 다양한 도구로 예술을 만들어 간다. 마찬가지로 조정가에게도 상상력과 조정가적 관점, 그리고 다양한 룰(Rule)을 가지고 갈등해결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  

 

갈등 양당사자를 조정가가 만드는 마당 혹은 작품세계로 유도하여 조정가가 만드는 룰에 따라 한 걸음씩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갈등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와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를 섬세하게 통제하며 풀어나가는 것은 진짜로 살아있는 인간관계의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간단한 룰이 깨지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경험이 있어 이를 소개하여 반면교사로 삼아 보고자 한다. 아시다시피 조정에서 개별회의라고 하는 코커스(Caucus)는 당사자간 의견차이가 클 때 당사자를 분리하여 조정하는 절차이다. 사실 노동위원회는 개별회의를 너무 많이 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전체회의와 개별회의 등 진행되는 조정이 진행되는 과정과 절차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조정가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Y기업의 2차 조정을 진행하는 중 개별회의를 각각 두 차례 정도 진행하였다.  

 

시작한지 이미 4시간 정도 지난 후라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리고 배도 살짝 고프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양측은 각각의 개별회의실에 있는 상태에서 조정위원들과 조사관이 헤드쿼터에 모여 3차 개별회의를 위하여 잠시 작전회의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회사측에서 참여한 세 명 중 한 명인 담당차장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무슨 일이시죠?”하고 물으니 지금 사장님과 노조위원장이 직접 담판을 뜨고 있는데, 조정위원들이 중간에서 없는 말을 지어냈다고 양측이 다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만나시면 안되는데...” 하니까 “사장님이 화장실에 가다가 어느 사무실의 문이 조금 열려 있길래, 들여다보니 위원장이 있어 들어가서 한판 뜨고 계십니다.”라고 한다. 
물론 중간에 당사자가 만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합의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서 절대 만나면 안 되는 경우였다. 사장과 위원장이 담판을 지면서 감정까지 끼어들며 해고자 문제, 주주총회 문제 등 별도처리로 된 사안까지 모두 뒤엉키고 조정연장의 가능성까지 사라져 버렸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모두 망연자실하며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다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십분 후 조정중지로 결론나고 말았다.

 

조정을 마치고 나와 조정위원들이 소주 한잔을 하며 이 사소한 실수 하나가 작품을 망쳐버렸다고 너무도 아쉬워했다. 예술작품은 수정이 가능하고 덧칠할 수도 있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간관계의 종합예술인 조정은 결코 사소한 실수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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