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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또래조정 교육을 돌아보며

  • 관리자
  • 2012-07-03 14:54:00
  • hit89

또래조정 교육을 돌아보며

 

 

선린인터넷高 교사 이혜원

 

애초 스무 명으로 기획된 ‘또래조정리더십 교육’이란 버스에 27명이 올라탔다. 비유컨대 ‘버스 차장’이었던 나는 조금 과하다 싶었지만 그냥 다 태웠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까지 몇 명은 떨어져 나가겠지. 그럼 최종 보고 땐 적정 인원이 되어 있을 거야.” 속으론 이랬다. 근데, 과밀인 채로 버스는 종점에 닿았다. 중간에 내린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대단하다, 선린.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26명의 승객들이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좌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내 창밖의 풍광에 시선을 고정시켰을 것이다. 동행한 벗과 수다를 떠느라 자신들이 어떤 정거장을 거쳐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튼 어떠랴. 중요한 것은 하차할 때 그들 모두가 자신의 소지품은 확실히 챙겨들고 내렸다는 것.

 

늘 그렇듯이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내린 길엔 앞서 간 사람들이 없다. 선린의 또래조정은 우리가 첫길이다. 길 없는 이 길을 우리가 열어갈지, 가다가 못가고 주저앉을지, 아니 어쩌면 아예 가지도 않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가겠다는 승객만으로는 갈 수 없는 길이라는 것. 길라잡이도 있어야 하고, 나침반도 필요하다. 가다 지치면 쉬어갈 곳도 있어야지. 이 모든 것을 또래조정리더십 교육을 기획하는 교사가 짊어져야 한다면, 이 글을 읽는 어느 교사가 이 일을 시작할 엄두를 내랴. 하지만 소에게도 비빌 언덕이 있는 법. “한국갈등해결센터”라는 큰 언덕에 등을 비벼가며, 쉬엄쉬엄 걸어 갈 터.

 

그래도 교육은 교육이니 뭐라도 한 마디 해야 할 것 같은 직업병. 수업을 지켜보면서 들은 생각을 몇 마디 뱀 꼬리로 붙인다.

 

(1) 수업은 이론보다도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 ‘I-message'의 사용, 분쟁 당사자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도록 인식을 변화시켜주기(reframing) 등은 지속적, 반복적 연습을 통해 학생들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2) 전부 8회 24차시의 본교 수업에서는 조정 연습(practice)이 단 한번밖에 주어지지 못했다. 단 한 번의 연습을 경험한 후 바로 학생들은 자신들의 실습 사례를 동영상으로 찍어야 했는데, 이해관심사의 파악과 합의점 도출 등 조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 많이 어려워했다. 선린의 경우에는 UCC를 제작하기 전 먼저 또래조정 워크시트를 작성하도록 한 후 교사와 개별적인 면담을 거치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수정될 수 있었다. 다른 학교 운영 시에도 이런 과정이 꼭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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